histoire de l’art l 미술사

다섯가지 감각(오감각)의 경험을 통해 보는 미술의 역사

꾸꾸엘렌 2025. 2. 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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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감상하거나 창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시각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예술이라는 것은 다양한 경험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 경험은 인간의 오감각(시각,청각,후각,촉각,미각)이 서로 얽혀 미적 인식을 형성해 낸다. 미술사에서도 감각의 확장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 되었다.

미술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필수적인 감각인 시각은 선, 색, 명암, 구도 등에 작용 되어 작품의 분위기와 의미를 결정짓는다. 그러나 시각적 경험 자체도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되는데 르네상스 회화에서 원근법은 인간의 시각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동양화에서의 삼원법(고원,심원, 평원)은 자연을 감상하는 또 다른 시각적 경험에서 만들어졌다.

소리는 회화에서도 존재하는데 바르부르크의 아이콘학 연구에 따르면, 역동적인 구도나 특정한 색채 사용이 소리의 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카라바조의 작품 속 강렬한 명암 대비는 극적인 연극의 대사를 연상시키고, 칸딘스키는 색채와 선을 음악적 요소로 해석하여 '추상 회화의 리듬'을 창조했다. 현대에는 사운드 아트 처럼 직접적으로 청각을 활용하는 예술 형식도 등장했다.

냄새는 미술 감상에서 필요 없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역사적으로 특정 향기가 예술적 경험을 강화하는데 사용되어 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신전 벽화와 조각이 향을 피우는 의식과 함께 감상되었고, 중세 유럽의 성당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과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이 결합해 역적인 경험을 극대화 했다. 현대 미술에서도 후각을 활용한 설치미술인 올라퍼 엘리아슨의 향기 공간등이 등장하고 있다. 

촉각은 재료의 질감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미적 경험을 확장한다. 미켈란젤로의 조각은 시각적으로도 아름답지만, 대리석을 다듬는 방식은 '손으로 느끼는' 조형미를 강조하였다. 현대 예술에서는 참여형 작품이나 인터랙티브 아트가 등장하며 관객이 작품을 직접 만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났다. 

냄새와 같게 맛도 미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여러 문화권에서는 예술과 미각을 결합해왔다. 16-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에는 음식이 자주 등장하는데 단순한 시각적 재현이 아니라 '맛을 상상하게 하는' 감각적 장치로 작용 했다. 현대 아트 퍼포먼스에서는 음식 자체를 예술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고, 르네 레독스의 '셰프 아트'처럼 요리를 조형 예술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인간의 다섯가지 감각인 오감각을 활용한 미술사는 우리가 기존의 시각 중심적인 감상 방식을 넘어, 더 깊고 다층적인 예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술은 단순한 '보는' 것이 아니라, 듣고, 맡고, 만지고, 맛볼 수 있는 경험의 총체로 확장 되었다. 현대 미술에서는 이러한 오감각적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감각을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 형식들이 등장 하고 있는 추세이다.

감각으로 인한 감상이 어렵다면 생각해 보자. 나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들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향기를 맡으면 어느 공간이 생각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 생각나기도 한다. 어떤 명화를 보면 어릴적 집에 걸려있던 작품이 생각 나면서 어릴적 집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오감을 통해 미술을 바라볼 때, 우리는 과거의 작품을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고 동시대 예술의 가능성도 새롭게 탐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예술이 인간의 감각과 삶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탐구하는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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